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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옐로우Yellow 옐로우는 음식이 천천히 나온다. 주인 혼자서 요리도 하고 서빙도 하다 보니 별 수 없다. 그리고 테이블이 몇 개 없다. 그런 걸 감안하고 가야 한다. 가게 이름 옐로우는 계란 노른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버거 위에 반숙으로 계란 프라이를 해놓은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일까. 1년 전에 갔을 때의 느낌이 많이 사라졌다. 1년 전에는 가게가 너무 예쁘다며 칭찬 일색이었는데, 가게가 그대로인 걸 보면 역시 내가 변했나보다. 더보기
5월은 푸르구나:-) 더보기
그리움에 부쳐: 오후의 멜론빵 일본에 있을 때 가장 많이 혹은 자주 먹은 빵은 단연 카레빵과 멜론빵이었다. 한국에서는 안 파는, 일본 특유의 빵이라는 생각에 자주 사다 먹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오전에는 카페로 빵과 샌드위치, 커피 등등을 팔았는데 그날 주문한 양이 다 팔리지 않으면 저녁 바 타임에 일하는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로손에서 빵을 먹고 포인트를 쌓으면 리락쿠마 컵을 주었는데 그중에는 멜론빵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난 이 컵을 세 개나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니까, 거의 로손에서 빵만 먹었단 소리다.) 어쨌든 멜론빵은 한국에 돌아와서 그리웠던 것 중에 하나였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는 빵집이 하나 있는데 파리바게트나 뜨레주르와 같은 빵집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이곳.. 더보기
바람 등 뒤론 살랑살랑 바람이 불고, 창밖으론 보슬보슬 가랑비 내리던 지난 일요일 오후 더보기
너와 함께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너와 함께면 난 신날 것 같아 길을 건너면 널 만날 것 같아 더보기
자리 우리가 앉아 있던 자리. 한때나마 우리만의 공간이었던, 더보기
공간 처음 내 방이 생겼을 때를 기억한다. 그땐 동생이 아직 태어나기 전이었다. 내 방이 있었지만 난 늘 안방에서 엄마, 아빠와 함께 잤고 동생이 태어나고서도 한동안, 아니 쭈욱 안방에서 자곤 했었다. 내 방이라고 명명된 그곳은 책상과 책꽂이, 옷장만 내 것이었지 거의 창고와 다름 없었다. 그곳엔 찻장이 있고 빨래 건조대가 있었다. 이사를 하고 동생 방과 내 방이 따로 생겼을 때도 난 주로 거실에서 잤다. 내 방은 컴퓨터를 하거나, 옷을 갈아입는 공간에 불과했다. 동생은 꼬박꼬박 걔 방에서 잘도 자는데 나는 내 방에서 잘 수 없었다. 거긴 내 방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친구와 8개월 남짓을 살았다. 레오팔레스의 로프트는 유용했다. 한 방에 있어도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하지만 그곳도 온전한 내 방은 아니.. 더보기
시간 앞에서 지금 자신이 하는 일, 혹은 앞으로 자신이 할 일에 대해서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는 언제나 확신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다. 그럼에도 적어도 내일 죽지 않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한다. 다만, 보다 더 먼 미래를 말하는 것만큼은 너무나 두려워서 소중한 사람들과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지키지 못한 약속을 나는 감당할 자신이 없다. 흘러가는 시간 앞에서 나 또한 그저 휩쓸려 가고 있을 뿐이다. 지금만 있다. 아니, 내겐 떳떳하지 못한 과거만 있다. 장담할 수 있는 게 무엇 하나 없는 인생. 그래서 요절한 작가가 좋고, 오늘만 있는 하루살이가 좋다. 핀 지 오래지 않아 금세 지고 마는 성격 급한 우리의 벚꽃이 사랑받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 .. 더보기
제목없음 혼자서 늬에게 편지를 썼다. 아직 답장은 받지 못했다. 더보기
일인 런치 혼자서 밥을 먹는 건 너무나 쓸쓸한 일이라, 되도록이면 먹고 싶었던 것 중에서 비싼 걸 먹는다. 그래야 혼자 밥을 먹는다는 외로움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