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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秒前の午後

오후만 있던, 더보기
나른나른 어딘가를 통과하여 도달한 나른한 오후의 빛, 을 좋아한다. 무언가를 뚜렷한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 행위마저도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면, 행복해진다. 당신이 좋다고 말했을 때의 나는 뚜렷한 신념과 확신을 갖고 말했을까. 나는 또 다시 그 순간을 회상한다. 우리에게 언제나 좋은 날만 있던 건 아니다. 우리의 미래는, 결코, 투명하지 않았다. 난 그게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투명한 듯하면서도 불투명한 우리의 미래를 뚜렷한 신념과 확신을 가지고 좋아한다고 말할 자신이 내겐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는 다시 슬퍼진다. 그래도 난 당신이 좋고, 그러니까_ 더보기
오후에 쓴 편지 당신의 편지를 쥐고 있으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당신의 따듯함이에요. 당신이 노래할 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것과 똑같은 따듯함. 그 따듯함에 내 몸을 꼭 대고 눌러 보고 싶지만 참아요, 왜냐하면, 기다리면, 그 따듯함이 사방에서 내 몸을 감쌀 테니까요. 당신의 편지를 다시 읽고 당신의 따듯함이 내 몸을 감싸면, 어느새 당신이 쓴 말들은 먼 과거가 되고 우리는 함께 그 말들을 돌아보죠. 우리는 미래에 있어요.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에요. 우리는 이미 시작된 미래 안에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단 미래 안에 있는 거예요. 내 손을 잡아요. 나는 당신 손목에 있는 상처에 입을 맞춰요. 당신의 아이다 존 버거(2009), 김현우 옮김, A가 X에게: 편지로 씌어진 소설, 열화당. 더보기
오후 서교동 칠월 2010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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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기다리는 오후 (목적어 없음=목적 없음, 목적 없는 기다림) 더보기
그리움에 부쳐: 오후의 멜론빵 일본에 있을 때 가장 많이 혹은 자주 먹은 빵은 단연 카레빵과 멜론빵이었다. 한국에서는 안 파는, 일본 특유의 빵이라는 생각에 자주 사다 먹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오전에는 카페로 빵과 샌드위치, 커피 등등을 팔았는데 그날 주문한 양이 다 팔리지 않으면 저녁 바 타임에 일하는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로손에서 빵을 먹고 포인트를 쌓으면 리락쿠마 컵을 주었는데 그중에는 멜론빵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난 이 컵을 세 개나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니까, 거의 로손에서 빵만 먹었단 소리다.) 어쨌든 멜론빵은 한국에 돌아와서 그리웠던 것 중에 하나였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는 빵집이 하나 있는데 파리바게트나 뜨레주르와 같은 빵집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이곳.. 더보기
바람 등 뒤론 살랑살랑 바람이 불고, 창밖으론 보슬보슬 가랑비 내리던 지난 일요일 오후 더보기
너와 함께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너와 함께면 난 신날 것 같아 길을 건너면 널 만날 것 같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