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편지를 쥐고 있으면, 제일 먼저 느껴지는 건 당신의 따듯함이에요. 당신이 노래할 때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것과 똑같은 따듯함. 그 따듯함에 내 몸을 꼭 대고 눌러 보고 싶지만 참아요, 왜냐하면, 기다리면, 그 따듯함이 사방에서 내 몸을 감쌀 테니까요. 당신의 편지를 다시 읽고 당신의 따듯함이 내 몸을 감싸면, 어느새 당신이 쓴 말들은 먼 과거가 되고 우리는 함께 그 말들을 돌아보죠. 우리는 미래에 있어요.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에요. 우리는 이미 시작된 미래 안에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단 미래 안에 있는 거예요. 내 손을 잡아요. 나는 당신 손목에 있는 상처에 입을 맞춰요.
당신의 아이다
존 버거(2009), 김현우 옮김, A가 X에게: 편지로 씌어진 소설, 열화당.
아련한 추억 한 편
꼭꼭 마음에 품었다가
살짝 들여다 보는 것 같아요..
사진도 좋고 글도 좋고..
이번엔 제 글은 아니고, 존 버거의 글:-)
요즘 읽고 있는 책이에요.
당신의 '아이'다...로 봤다;;
머리가 점점 삐꾸가 되어가나봐..ㅠ_ㅠ
내가 네 '에미'다!
전 '이이다'로 봤었어요.
그래서 왜 'A가 X에게'일까, Z가 아니고... 이랬는데,
알고 보니 아이다, 였고 사비에르였어요.
허허허,
비밀댓글입니다
존 버거, 좋은 작가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