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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mm

kitchen 가능하면 나는 햇살이 풍부한 집에서 살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만큼 집을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비 오는 날, 급하게 보러 갔던 이 집을 나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계약을 했다. 그리고 이사를 오고 나서 땅을 치며 후회를 했다. 우리집은 북향 집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남향 집에서만 살아온 내게 한낮에도 어두침침한 이 집은 낯설기 그지없었다. 집을 구한다고 여기저기 말하고 다닐 때부터 나는 주방에 볕이 드는 집을 구할 거라고, 흰색 타일을 붙일 거라고 그리고 싱크대는 꼭 넓은 걸 구할 거라고 떠들었었는데 결국 나의 주방은 햇살은 어쩌다 한 번 들까말까에 타일은 녹색이며, 싱크대는 엄청 좁다. 일본에서 싱크대가 좁은 게 스트레스였는데, 이 집 역시 좁았다. 게다가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하나. 일본.. 더보기
아침 어느 휴일 아침 더보기
flower 내가 그대를 결코 소유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부터 그대는 내 삶 속에 속해야 하며, 내 삶은 그대를 통해 확장될 것이오. 1925년 2월 10일 - M.H. 더보기
GD because of you 더보기
picnic 10월, 가을의 초입 우리의 첫소풍 :-) 더보기
아침 나의 아침 더보기
비와 당신 당신은 눈치챘을 거라, 믿으며:-) 더보기
아침 그 날 이후로 내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기억에 없는 지난 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아침. 아침. 더보기
아침 나의 것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의 그 말에 웃음이 났다. 사람이든 혹은 사물이든 어쨌든 무언가가 온전히 누군가의 것일 수가 있을까. 그럼에도 바랐다, 나의 것이길. 그것이 설령 어리석은 욕심일지라도 지금 그것을, 그 사람을 원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억지로 취하지 않을 것. 조르지 않을 것. 구걸하지 않을 것. 그게 나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적어도 나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끔은 창피한 걸 무릅쓰고 구걸하고 싶을 때도 있고 떼를 쓰며 조르고 싶을 때도 있고 또, 강제로 취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건 나를 잃지 않고 싶기 때문인걸까. 알량한 나의 자존심 때문인걸까. 상처받기 싫어서일까. 상처를 두려워한다면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것은 아.. 더보기
추억 나는 이별 후에 다가올, 내가 감당해야만 하는 것들이 늘어가는 게 싫었다. 같이 걸었던 거리가, 같이 들었던 음악이, 같이 보던 풍경들이 더 이상 우리의 것이 아니라 나 혼자만의 것이 되어 나를 찾아오는 게 싫었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내가 좋아하는 거리는 나 혼자서 걷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은 혼자서만 듣고, 내가 좋아하는 풍경도 혼자서 보려고 했었다. 그렇게 나의 공간에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하면 그걸 막으려고 기를 썼었다. 심지어 마음의 공간에조차 빈틈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나는 반쪽짜리-어쩌면 그 이하의- 사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리하니 정말 남는 게 없었다. 마음도 아프지 않았고, 추억이랄 것도 없는 그저 스쳐지나간 사랑이 되어 있었다. 결국 사랑도 주어야 그 양이 많든 적든 돌아오는 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