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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대칭의 나

Beer



  원래 나는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 왜였을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부모님 몰래 홀짝홀짝 마셨던 술이 맥주여서가 아닐까?
  고등학교, 몇 학년이었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당시 나는 여름만 되면 방황을 했었다. 내 감정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힘들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저 내 감정이 버거웠었다. 때마침 집에는 나 혼자뿐이었고, 냉장고 안에는 맥주 한 병이 있었다. 병째 마셨던 것 같다. 마시고 밖에 나와 동네를 산책하면서 울면서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그랬던 것 같다. 취하지 않았지만, 취했다고 믿고 싶었다.

  요즘 나는 거의 매일 맥주를 마시는 것 같다. 냉장고에는 맥주로만 가득 차 있다. 소주만 마시던 나는 이제 맥주만 마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어떤 친구는 소주만 마시던 내가 그립다고 했다. 사실 아직도 맥주의 맛은 잘 모르겠다. 다만 밀러보단 하이네켄이, 하이네켄보다는 호가든이 좋다.
  음, 오늘은 어떤 맥주를 마실까?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