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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골목의 고양이

빨래







  2008년 초 겨울, 레오팔레스의 건조함을 해소하고자 방에 널어두었던 보라의 저 수건마저 그립다.
  "왜 울고 있어? 씩씩해져야지", 하고 수건에게 말 거는 양조위가 나오는 〈중경삼림〉을 일본에서 처음 보았고, 그 이후로 한국에 돌아와서 딱 한 번 더 보았다. 조만간 나도 저러진 않을까, 걱정. 그리고 내가 그리하고 있지 않을까, 그대가 걱정했으면 하는 이기심도 살짝. 그래도 난 괜찮을 것 같다. 조금은 바보 같고 우습기도 하지만, 사람은 추억에게서도 충분히 살아갈 힘과 버틸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