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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배

여행


  몇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나는 내게 맞는 스타일의 여행을 찾았다. 같이 가되, 따로 다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버스나 기차, 비행기에 혼자 오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외롭다. 나는 의외로 외로움을 잘 타는 타입이라, 장시간 혼자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여행을 다니는 내내 같이 있는 건 끔찍한 일. 나는 상대 때문에 가기 싫은 곳에 가서 시간을 소비한다거나,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상대에게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그날 잠잘 곳만을 정해놓은 채 서로 각자 알아서 다니다가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만나면 그 만큼 반가운 일도 없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커플은 부러웠다. 음, 아무리 생각해도 부러웠던 것 같다.




10th July, 2007
@Nadrazi Holesovice in Prague(Cz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