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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배

39℃


  피렌체의 온도가 39℃가 될 거라는 말에 우리는 서둘러 피사로 향하는 기차에 올랐다. 기차 안 역시, 몹시 더웠다.

  사실, 내게 이탈리아에서의 좋은 추억은 고작해야 몇 없다.
  베네치아 리알토 다리 위에서 아경을 바라보며 들었던 누군가의 기타 연주, 배를 타고 들어간 리도섬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 로마 트레비 분수 앞에서 먹었던 젤라또, 피렌체에서 만났던 (아마 술에 취했을 거라 추정되는) 친절한 아저씨, 피렌체에서 밀라노로 가던 기차에서 만난 (아마도 게이일 거라 추정되는) 훈남과 오스트리아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야간열차에서 만나 베네치아, 로마, 피렌체에서 자꾸 마주쳤던 경상도 사나이와 맨유 저지 맨 정도?

  이렇게 나열해놓고 보니, 꽤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이탈리아에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내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

 

 
17th July, 2007

from Firenze to Pisa(Ita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