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창한 가을 아침, 나는 문득 어떤 사실―내가 좋아하는 사람, 계절, 사물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내게서 멀어지고 있다는―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은 멈출 생각을 않았고 멀어져가는 그들을 나는 그저 바라보고 있었다.
  
좋아하는 것들이 점점 우리에게서 멀어질 때, 우리는 슬퍼진다. 그것들이 우리의 탓으로 인해 멀어지는 게 아닐 때, 우리는 더더욱 무기력해진다. 세상은 너무나 폭력적이어서, 우리는 그 폭력을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받아들이고 말았다. 이토록 우리는 모두 나약하지만, 우리 중에서도 분명 더 약한 자와 덜 약한 자는 존재한다. 덜 약한 자는 더 약한 자를 지배하려 들고, 더 약한 자는 덜 약한 자에게 기대려 든다. 우리는 누군가에게서 멀어지면서, 누군가가 멀어지는 걸 무기력하게 바라보면서, 슬퍼하면서, 순응하면서, 지배하면서, 기대면서 그렇게 살아간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yuna 2010.11.05 12:3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모든 것은 차창을 스치고 지나가는 풍경 같아요..
    마음 속에는 남지만 나에게 없는..

    역시나 좋은 글, 좋은 사진..
    아립님은 늘 내 마음 울리고 가요.. ㅎㅎ
    너무 좋아

    • 我立 2010.11.07 01:07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결국 모든 건 순간인가봐요, 엉엉.
      그럼에도 늘 '나', '너', '우리'가 인식된다는 게 신기해요.

      언니, 요즘 많이 바쁜가요?
      사진이 천-천-히, 올라오는 듯!

  2. 2010.11.30 09: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