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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될래

덩치 큰 쿠키






  이름이 참,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별거고, 별거인 것 같으면서도 별거 아니다. 제너럴 닥터에서 파는 쿠키는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모 대형마트에서 파는 쿠키다. 그냥 단순히 오트밀 쿠키, 화이트초코칩 쿠키, 초코칩 쿠키라고 이름 붙여 파는 곳도 여럿 보았지만, 제닥은 저 쿠키에 '덩치 큰 쿠키'라는 이름을 갖다붙였다.
  여기서 내가 김춘수의 <꽃>을 이야기한다면, 내 글은 너무 식상해질까?
  어쨌든 제닥의 덩치 큰 쿠키는 덩치가 얼마나 크길래 저런 이름일까, 궁금하게 만든다. 솔직히 쿠키 맛은 어디나 비등비등하다. 들어간 재료만 다를 뿐이고, 그래서 대부분 재료에 맞춰 이름을 붙인다. 하지만 제닥은 맛보다 크기에 중점을 두어 이름을 붙였다. 물론, 저 쿠키는 엄청 맛있다. 그래서 나는 꽤 오랜기간, 제닥에서 쿠키를 직접 굽는 줄 알았다. 심지어 제닥에서 쿠키 굽는 냄새를 맡았다고 우기기까지 했었으니까.
  제닥에서 저 쿠키의 이름을 그냥 오트밀 쿠키, 화이트초코칩 쿠키, 초코칩 쿠키라고 해놓고 팔았다면 누가 이 쿠키 맛있더라, 하고 추천해주지 않는 한 내가 제닥에서 쿠키를 사먹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 정말 잘 지었다, 짝짝짝.
  혹 이 글이 제닥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도 조금 된다. 어딘가에는 예전의 나처럼 제닥의 덩치 큰 쿠키가 제닥에서 직접 만든 줄 알고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할 테니까.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쿠키 이름 하나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제품이 갖는 이미지는 물론이고, 제품의 판매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어쨌든 저 쿠키는 분명 너무나 맛있고 특히, 덩치 큰 쿠키란 이름으로 제닥의 블루베리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아, 제닥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