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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秒前の午後

그리움에 부쳐: 오후의 멜론빵

  일본에 있을 때 가장 많이 혹은 자주 먹은 빵은 단연 카레빵과 멜론빵이었다. 한국에서는 안 파는, 일본 특유의 빵이라는 생각에 자주 사다 먹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일했던 곳은 오전에는 카페로 빵과 샌드위치, 커피 등등을 팔았는데 그날 주문한 양이 다 팔리지 않으면 저녁 바 타임에 일하는 우리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당시, 로손에서 빵을 먹고 포인트를 쌓으면 리락쿠마 컵을 주었는데 그중에는 멜론빵도 있었다. (여담이지만 난 이 컵을 세 개나 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니까, 거의 로손에서 빵만 먹었단 소리다.)
  어쨌든 멜론빵은 한국에 돌아와서 그리웠던 것 중에 하나였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는 빵집이 하나 있는데 파리바게트나 뜨레주르와 같은 빵집이 아닌,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다. 이곳에서도 멜론빵을 팔길래 일본에서의 그 맛을 떠올리며 냉큼 사다 먹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내가 먹었던 멜론빵과는 다른 느낌이었고 맛도 조금 덜했다.
  홍대에 미루카레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빵집이 있다는 걸 안 지는 오래되었다. 하지만 갈 때마다 멜론빵은 売切れ(품절)이었다.
   "낮에 오시면 있어요."
  우리 집에서 미루카레까지는 대충 15분~20분 정도 걸린다. 평일에는 회사에 있느라 못 가고 주말에는 자느라 못 갔었다. 그런 미루카레를 올해 어린이날 낮에 방문했다. 마침 멜론빵이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 먹었던 그것과 가장 흡사하단 생각이 들었다. 물밀 듯, 일본에 대한 그리움이 싹트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