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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기념일

B on D(비 온 뒤)








  그날도 비가 왔다. 하지만 공기는 오늘보다 따뜻했고, 밖도 훨씬 밝았다. 그 당시의 나는 진정으로 웃을 수 없었다. 마음이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때였다.
  지금 비가 내린다. 그때보다 공기는 차갑고, 밖도 훨씬 어둡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나의 질문은 빗소리에 묻힌다.
  그래도 연둣빛 새순들이 올라올 봄이 올 것을 믿고 있는 걸로 보아, 나는 꽤 괜찮아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