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샐러드 기념일

기다림 남겨지는 건, 쓸쓸하고 외로운 일이며 상대의 부재를 절감하게 되는 일이에요. 떠난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을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나, 남겨진 사람에게는 구멍 하나가, 그것도 아주 크게, 생기게 되죠. 그 구멍을 무엇으로 어떻게 메울지는 남겨진 사람의 몫이라고 떠넘기는 건 너무나 무책임하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상대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건 반칙, 아닌가요? 나는, 당신 없는 일상을 어떤 식으로 보내게 될까요. 기다림. 기다리는 날들. 기다리는 중. 당신을 기다림에 있어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할까요. 나는 두려워요. 내겐 당신의 흔적이 지나치게 많아, 한꺼번에 찾아와 크게 날 휩쓸고 갈 것만 같아서. 물론 문뜩문뜩, 하나씩 찾아오는 것도 두렵긴 매한가지지만.. 더보기
버스, 정류장 지난 휴가 중, 남산에 다녀왔다. 태어나 처음이었다. 무척 더운 여름날로 기억된다. 더보기
그해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August, 2010 첫 부산, 광안리 더보기
어느 기념일의 오후, 늬에게 우리에겐 많은 이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기념일보다는 그들에게 없는 기념일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이를 테면 샐러드 기념일 같은:-) 내가 언제 그대에게 갔는지, 그대가 언제 내게 왔는지도 모른 채, 언제부턴가 함께 걷고 있는 우리. 뚜렷한 목적지가 없을지라도 나는 앞으로도 많은 기념일을 당신과 함께 만들고 싶어요. 이 사진을 찍었던 날도 매우 특별한 날이었어요. 나는 그날을 위해 시간을 비어두었고, 그대에게 편지를 썼어요. 편지를 쓰는 동안 지난 시간을 반추하면서 난 참 행복했어요. 둘이서만 갔던 호안, 호안 언니들이 만든 늬에게. 그곳에서 우리가 함께한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앞으로 내게 올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게 너무나 좋았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기념일을 챙기는구나, 생각하기도 했고. 원래.. 더보기
벚꽃놀이 학교의 벚꽃은 내겐 3년 만이었다. 2007년엔 교생실습으로, 2008년엔 일본에 있느라, 2009년엔 히키코모리를 하느라 보지 못했던 학교의 벚꽃. 대학 캠퍼스의 낭만은 그 당시를 함께 하던 이들이 있어야 완성된다. 함께 그리워하고 즐거워할 친구가 있어야 추억은 완성된다. 3년 만의 벚꽃, 구름 낀 하늘. 그럼에도 간간히 구름 사이로 얼굴을 보여주던 햇살에 흥분한 나는 필름 리와인딩도 까먹고 카메라 뒤뚜껑을 열었다. 사진을 시작한 지 햇수로 5년 만에 처음이었다. 더보기
Be Sweet On 사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도 기념하고 싶은 날에 기념하고 싶은 장소에서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과 15th April, 2010 @Be Sweet On 더보기
이천십년삼월칠일 그때, 그 여름에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이 흐려짐을 느껴요. 내뱉을수록 짙어지는 한숨과도 같은 이 감정이 나는 가끔 두려워요. 감정도 풍선처럼 언젠가 터져버리지 않을까요? 만약 감정이란 것이 풍선과는 달라 폭발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요? 감정에 한계점이란 건 없을까요? 난 그저, 이 감정이 커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될까요? 이 감정을 흐르는 물처럼 그저 방임해도 될까요? 후에 일어날 탈들도 무시하고 그저 눈앞의 당신만을 쫓아도 되는 걸까요?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걸 보았고 또, 들었으며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알지 못하는 척을 해요. 스스로를 속이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도 속이고 있죠. 한 번 알고 나면 모르는 상태로 돌이킬 수 없다지만, .. 더보기
고백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이 어쩌면 조금 무섭고 끔찍한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또 어쩌면 이제와서 하는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처음부터였을지도_ ……모른다고 종종 생각하곤 해. 더보기
B on D(비 온 뒤) 그날도 비가 왔다. 하지만 공기는 오늘보다 따뜻했고, 밖도 훨씬 밝았다. 그 당시의 나는 진정으로 웃을 수 없었다. 마음이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때였다. 지금 비가 내린다. 그때보다 공기는 차갑고, 밖도 훨씬 어둡다.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는다. "정말 이대로 괜찮겠어?" 나의 질문은 빗소리에 묻힌다. 그래도 연둣빛 새순들이 올라올 봄이 올 것을 믿고 있는 걸로 보아, 나는 꽤 괜찮아진 것 같다. 더보기
Entrance 너는 모르고 나만 아는 곳 It is already too late.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