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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기념일

이천십년삼월칠일


  그때, 그 여름에 스스로에게 했던 다짐이 흐려짐을 느껴요. 내뱉을수록 짙어지는 한숨과도 같은 이 감정이 나는 가끔 두려워요. 감정도 풍선처럼 언젠가 터져버리지 않을까요? 만약 감정이란 것이 풍선과는 달라 폭발하지 않는다면 과연 어디까지 커질 수 있을까요? 감정에 한계점이란 건 없을까요? 난 그저, 이 감정이 커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될까요? 이 감정을 흐르는 물처럼 그저 방임해도 될까요? 후에 일어날 탈들도 무시하고 그저 눈앞의 당신만을 쫓아도 되는 걸까요?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걸 보았고 또, 들었으며 알고 있어요. 그런데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 알지 못하는 척을 해요. 스스로를 속이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도 속이고 있죠. 한 번 알고 나면 모르는 상태로 돌이킬 수 없다지만, 그렇지 않은 척, 모르는 척을 해요. 그러니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면 그만 나를 내려놓아도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영원을 말하지 않는 건 결코 감정이 얄팍해서가 아니라는 것. 나는 그저 두려운 거예요. 이행되지 못한 약속들을 후에 감당할 자신이 내겐 없어요. 그래서 나 당신에게 미래를 말한 적이 없는 거예요. '나중에'와 같은 말을 나는 감히 꺼낼 수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죠?
사랑한다고 말하기에는 그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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