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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대칭의 나

"안녕하세요, 我立입니다"

 


  허전함을 느낀다. 편지를 써야지 생각하다가 편지지 사러 나가는 게 조금 귀찮아져 생각했던 데드라인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는 핑곗거리를 찾아내고는 다음으로 미룬다. 입 속으로 무언가를 자꾸 집어넣는다. 그래도 허전함을 느낀다. 배고픔과는 다른 허전함일 텐데 자꾸 무언가로 나를 채우려 든다.
  익숙함과 편안함에 왈칵 눈물을 쏟을 뻔하고, 대체 왜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가에 대해 아주 잠깐, 한 5초 정도 생각하다 이내 생각하기를 멈춘다. 무의미함과 유의미함. 매일매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다가 오히려 매일매일을 잊어버린 것 같다. 아니,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누구지. 나는 누구''던가. 그리고 앞으로 나는 누구일는지. 나를 짤막하게 소개해야 한다면, 무어라 소개해야 좋을지 도통 모르겠다. 남들이 다 하는 것처럼 어느 대학에서 무얼 전공하고 현재는 어떠한 사회적 지위를 맡고 있는지 소개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이대로 나일 수 있는가. 나는, 나이긴 한 건가. 아아, 내 이름을, 나는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

  끝나지 않을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기로 한다. 이런 패턴을 반복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지난 2년간 나에 대한 탐구를 멈추었다.

  "안녕하세요, 我立입니다."